누크갤러리는 8 월 14 일부터 9 월 7 일까지 < 양희성 개인전: 철과 공기>를 개최한다. 본 전시는 누크갤러리 신진작가 공모에 선정된 작가 양희성의 전시이다. 주변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풍경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순식간에 그려내던 작가는 최근에 포착한 순간들을 하나로 만드는 작업에 열중한다. 그는 잠시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릴 풍경의 순간을 한 꺼풀 벗겨내 캔버스에 옮기고 또다른 순간들을 연거푸 쌓고, 또 쌓는다. 이번 전시 <철과 공기>에서 작가 양희성은 지난 1 년을 기록해 온 결과물인 신작 회화작품 20 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 안내
전시 제목: 양희성 개인전: 철과 공기
전시기간: 2024 년 8 월 14 일 – 9 월 7 일
참여작가: 양희성
전시 장소: 누크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평창 34 길 8-3
관람시간: 화~토: 11:00am~6:00pm 공휴일: 1:00pm~6:00pm *일, 월: 휴관
전시 문의: 02-732-7241, nookgallery1@gmail.com
전시 취지
철과 공기, 순간과 순간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들
서민철
양희성은 지난 2 년간 포착하는 작업을 해왔다.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는 구름, 일렁이는 수면에 비친 하늘, 밀려오는 파도,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까지. 그는 주위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풍경의 순간들을 포착했고, 순식간에 그려냈다. 이로써 양희성의 지난 작품들에는 우리가 그간 너무나 간편하게 대상의 본질이라 믿었던 것들—명확한 형태, 뚜렷한 경계, 선명한 색깔—은 덜어내 졌고, 대신 그 자리엔 흐릿하고 불분명해 보이는 제스처가 남았다. 이것이 양희성이 생각하는 감각적 사실이자 풍경의 본질에 가깝기 때문이었다.¹
그 2 년 간의 ‘루머 시리즈’가 단락을 맺은 지금, 양희성은 이제 포착한 순간들을 하나로 만드는 작업에 열중한다. 잠시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릴 풍경의 순간을 한 꺼풀 벗겨내 캔버스에 옮겼고 또 다른 순간들을 연거푸 쌓고, 또 쌓았다. 이번 전시 <철과 공기>에서 선보이는 20 여 점의 작품들이 그것이다.
물론 지금껏 순간을 포착해 온 양희성에게 새로운 작업 방식은 “물과 기름을 뒤섞는 것 같은 불안정한 작업”² 이었다. 작가의 붓에 의해 한데 묶인 순간들은 물리적으로 겹쳤을 뿐, 쉽사리 섞이지 않았다. 자석의 같은 극을 붙여놓은 것처럼 서로를 밀어내는가 하면 동시에 어디선가 충돌했다. 부딪혀 깨어지기도 했고 때로는 서로를 보듬기도 했다.
전시 제목이 <철과 공기>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철과 공기는 상반된 성질을 가졌다. 철은 아무리 들어
올리려고 해도 끝내 가라앉으며, 거듭 눌러도 공기는 결국 떠오른다. 섞이지 않는다. 풍경도 마찬가지다. 각각 서로 다른 감정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풍경들은 섞으려 해도 순순히 하나가 되지 않았고, 되려 충돌하여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작가는 이러한 불안정함을 “거리감”으로 설명한다. 거리란 단순히 물리적으로 떨어진 길이 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당장 눈앞에 있어도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있는 반면, 눈에 보이지 않아도 가깝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전자는 우리를 현실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동시에 후자를 그리게 만들지만, 후자는 결국 우리가 전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 시켜준다는 점에서 절망적이다.
양희성은 이 두 모순된 관계를 맺은 풍경들을 한데 뒤섞어 놓는다. 가깝지만 멀고, 멀지만 가까운 수많은 풍경이 쌓이고 지워지기를 반복한다. 자연스럽게 여러 시간대의 장면들이 충돌하고, 경험과 감정이 섞여 원형을 알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혼란은 오랫동안 격리된 자연 속에 독자적인 생태계가 구축 되듯, 역설적으로 캔버스 안에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 그 새로운 세계 안에서 처음의 풍경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대신 풍경과 풍경들이 서로를 밀쳐내며 새로운 자리를 찾아갔고, 자리를 찾지 못한 유실물들은 곳곳에 퍼져 멀리 떨어진 공간들을 연결해 주기도 했다. 작가는 이로써 외적인 풍경에서 벗어나 작가 자신만의 풍경을 새롭게 그려냈다. 작가는 이 새 작업 방식을 “기록”이라 명명한다.
<철과 공기>는 양희성이 지난 1 년을 기록해 온 결과물이다. 철과 공기라는 상반된 대상이 부딪히고 엉켜 생기는 것은 녹이다. 녹은 정해진 형태가 없고 색을 지칭할 수 없으며 생기기 전까지는 얼마나 커질지—혹은 얼마나 작을지— 알 수 없다. 마치 양희성의 작품처럼 말이다. 이와 같은 어렴풋하고 모호한 양희성의 회화는 외부의 자연물을 지시하지 않으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만의 풍경을 상상하도록 이끈다.³ 양희성이 그린 하나의 그림을 보고도 보는 이에 따라서 각자의 내면에 있는 서로 다른 풍경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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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양희성, 작가노트. ²같은 글. ³박지예, 2023 Studio Project 3 양희성x장재민.
작가소개
양희성 Heesung Yang (b. 1997)
양희성은 2022년 계원예술대학교(순수미술전공)를 졸업했다. 2021년에 경기문화재단의 <젊은작가 New Blood> 작품구입 공모에 선정되었고 2024년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2024년 누크갤러리 신진작가 전시지원 공모에 선정되어 <양희성 개인전: 철과 공기>전을 가진다. 2023년 <Studio Project 3> 양희성, 장재민 2인전을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서울에서 가졌고 <미스터 고트 양희성, 임지현 2인전>을 미스터 고트, 서울에서 열었다. 작가는 현재 경기도와 서울을 중심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 전경




작품 이미지
늪과 바위, 2024, oil on canvas, 161x130.5cm
수평과 부스럼, 2024, oil on canvas, 72.1x61cm
식은 식물과 벽, 2023, oil on canvas, 72.1 x 61cm
오후의 자리, 2023, oil on canvas, 72.5x61cm
작은 섬, 2023, oil on canvas, 90.9 x 72.5cm
적란운, 2024, oil on canvas, 53.3x45.5cm
차가운 뼈, 2024, oil on canvas, 72.1x 61cm
철과 공기, 2024, oil on canvas, 181.7x227.5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