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약력
이피 (b.1981) Lee, Fi Jae
이피는 시카고미술대학(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학사(BFA, 2005)와 석사(MFA, 2007) 과정을 마쳤다. 2007년 뉴욕의 방송사 Gallery HD의 리얼리티 쇼 ‘Artstar Season 2’에 출연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11),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2014), 스페인 빌바오아르떼 재단의 레지던시 프로그램(2017), 상하이 스와치 아트피스호텔(2024) 등 다양한 국내외 레지던시에 참여하였다. 강화플라스틱부터 불화의 금분까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회화, 조각, 설치 작업을 병행하며, 그녀의 몸에 기생하는 수많은 몸들(멸종한 몸, 미래의 몸, 감각으로 형상화된 타자의 몸)을 위한 제단을 구축해왔다. 그녀의 작업은 한국, 일본, 미국 등지에서 열린 다수의 단체전과 19회의 개인전을 통해 소개되었으며,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2025년에는 뉴욕의 Foundation for Contemporary Arts에서 한국인 최초로 Dorothea Tanning Award를 수상하였다.
-이피 작가노트
나는 음식물을 섭취하여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행위와 미술하는 행위를 접목하고자 한다. 류츠신의 <삼체>에는 외계인의 공격으로 3차원의 태양계가 2차원으로 청소되는 장면이 나온다. 납작해져서 형형색색으로 번지는 태양계. 주인공 뤄지가 그것을 '그림'이라 불렀다. 우리는 음식을 먹으면서 외계인처럼 음식물을 부순다. 음식물은 내 앞에 놓였을 때 3차원이지만, 소화기관과 소화효소를 만나면서 몸속에서 전혀 다른 차원이 된다. 그것은 에너지가 되고, 감각이 되고, 기억이 된다. 음식의 입체적 형태는 얇고 납작해져 우리 뇌 어딘가에 신호 덩어리가 되어 달라붙어 있게 된다. 나는 나의 몸의 작용과 '그리기'란 행위 사이에서 일어나는 차원의 전도와 교환을 이번 전시의 신작 시리즈에서 표현했다. 그림에서 나의 식욕의 미시정치가 잘 드러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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