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Little Pink House>
- 누크갤러리
- 10월 7일
- 4분 분량
누크갤러리는 2025년10월 14일부터 11월 8일까지 박소영 개인전 <Little Pink House>를 개최한다. 미국의 록 밴드 The Czars의 <Little Pink House>는 다양한 감정과 내면적 성찰과 정체성의 탐구를 담은 노래이다. 박소영은 노래가사의 내용을 작가본인 만의 조형적 언어로 풀어내어 감상자에게 노래에 등장하는 가사와 서정적 멜로디를 미술 작품으로 환원시켜 인간의 상실에 대한 질문을 하려 한다. 이번 전시에서 박소영은 노래의 청각적 감정인 음악과 문학적 가사를 시각적인 미술작품으로 변환시킨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 안내
전시 제목: Little Pink House
전시기간: 2025년 10월 14일 – 11월 8일
참여작가: 박소영
전시 장소: 누크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평창 34 길 8-3
관람시간: 화~토: 11:00am~6:00pm *일, 월: 휴관
전시 문의: 02-732-7241 nookgallery1@gmail.com
전시 서문
"Little Pink House"
조정란, Director, nook gallery
조각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가는 박소영은 인간 내면의 감성을 건드린다. 이번 전시의 단초가 된 The Czar의 "Little Pink House" 노래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이 노래의 분위기와 메세지를 자신의 언어로 해석하여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2022년 개인전 ‘이명 Buzzing’에서 푸른색으로 깊은 우울의 감정을 표현했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핑크색으로 인간 상실을 그려낸다. ‘작은 핑크색 집’ 은 깊은 상실감에 빠진 인간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고 처음으로 자신을 알아가는 장소이다.
몇 해 전 우리가 어릴 적 그렸던 전형적인 형태의 집을 스테인리스스틸 조각으로 만들었던 작가는 비슷한 형태의 집을 흙으로 만들기 위해 도예공방에서 도예작업의 기본을 배워가며 핑크색 집을 완성했다. 흙을 반죽하고 치대어 만든 판으로 집의 형태를 만들고 초벌과 재벌을 거쳐야 하는 흙작업은 본인이 만드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조되고 높은 온도의 가마 속에서 구워 지는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뜨거운 불을 견디고 나온 핑크색 집은 물감으로 칠해서 나오는 그 어느 핑크색보다 깊이가 있고 오묘하다. 도예작업은 반은 작가가 반은 불이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작가에게 새로운 경험과 또 다른 인내의 가르침을 주었다. 이번 전시는 이렇게 흙으로 만들어진 ‘작은 핑크색 집’ 에서 시작된다.
선반위에 올려진 15개의 작은 핑크색 집은 작가가 오래전 수집했던 작은집 오브제에 색을 입히고 파란 물방울과 파란 큐빅을 붙여 선반 위에 가지런히 놓여 진다. 작은 집들은 인간의 다양한 삶과 경험을 담은 "Little Pink House"로 이 노래의 무드와 이야기를 품고 있다. 노래 가사에 흐르는 인간의 존재를 대신하지 못하는 라일락, 참나리 꽃, 접시꽃, 글라디올러스, 그리고 이 세상이 기대하는 존재를 상징하는 계곡의 릴리와 금어초, 넝쿨장미 등을 섬세하게 그린 드로잉에서 박소영은 자신의 감정을 멀리 두고 그들이 전하는 각각의 메시지를 그대로 전하고자 한다.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뜨는 집’ 은 딱딱하게 굳어 있는 집에서 벗어나 필름지에 인쇄된 잎사귀를 붙여 만들어진 껍질만 남은 집으로 조각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마치 자신과의 갈등을 극복하고 자아를 되찾은 듯 커다란 날개를 달고 가볍게 떠오른다. 그 앞에 웅크리고 앉은 핑크색 레이스로 뒤덮인 여인은 작가 자신을 은유하고 있는 듯하다. 수없이 많은 시간과 노고가 쌓인 작품 안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갈등하는 작가는 기나긴 작업을 통해 큰 위로를 얻고 마침내 껍질로 둘러싸인 굴레를 벗어 던지고 ‘뜨는 집’ 과 함께 날아오른다. 박소영은 고된 작업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간다. 그에게 작업은 치유의 과정이며 삶의 의미를 확인하는 위로의 시간이다.
작가 소개
박소영 Soyoung Park (b.1961)
박소영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조형미술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인하대학교를 졸업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모란과 나비’ (스페이스몸미술관, 청주, 2024), ‘블링’ (드로잉룸, 서울, 2023), ‘Buzzing’ (아트스페이스 3, 서울, 2022), ‘뿔’ (A-Lounge, 서울, 2019), ‘Re-call 소환(召還)하다’ (신세계갤러리, 인천, 2017), ‘하얀달, 푸른별 The White Moon, The Blue Star’ (분도갤러리, 대구, 2015), ‘Going Nuts 돌아버리겠네’ (통의동 보안여관, 서울, 2010), ‘반복하다 Over and Over – 오늘의 작가’ (김종영 미술관, 서울, 2007), ‘덩어리’ (Project Space 사루비아다방, 서울, 2006) 등 현재까지 24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에 참가하였다. 박소영은 경안창작스튜디오 (영은 미술관, 광주, 2000/2002), 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04/2005)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으며 현재 인하대학교 예술체육대학 조형예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파란 물방울무늬가 있는 당신의 작은 분홍색 집에서”
이번 전시 프로젝트는 "Little Pink House"다. 미국의 록 밴드 The Czars 의 노래를 선택하여 작가본인 만의 조형적 언어로 풀어내어 감상자에게 노래에 등장하는 가사와 서정적 멜로디를 미술작품으로 환원시켜 인간의 상실에 대한 질문을 하려 한다.
본인이 선택한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 The Czars의 "Little Pink House"는 2004년 곡으로, 다양한 감정과 내면적 성찰과 정체성의 탐구를 담은 노래이다.
이 곡은 개인이 사회적 틀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을 반영하며, 사회적 기대와 자신의 진정한 자아 사이에서 겪는 갈등과 자기 발견의 과정을 재즈와 서정적 멜로디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본인은 몇 년 전 이 음원을 우연히 듣고 가사의 내용을 분석해보았다.
가사에 등장하는 모든 꽃과 단어인 명사들을 본인 나름의 조형적 언어로 풀어보려 했다. 가사에서 언급되는 라일락, 타이거릴리, 홀리호크, 금어초, 접시꽃, 넝쿨장미, 글라디올러스, 백합 등의 꽃의 상징성을 식물도감의 한 페이지처럼 절제된 감정으로 객관화 시켜 그린다.
가사에서 언급되어 있는 감정과 경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다양한 꽃들과 “파란 물방울무늬가 있는 당신의 작은 분홍색 집에서” 는 자신의 정체성과 한계를 깨달은 장소로 묘사되며, 이는 개인적 성장과 자기 인식의 공간을 상징한다. 문학적 가사를 미술작품으로 변환시키는 작업은 매우 흥미롭다.
글이 미술작업으로 입체화 되는 과정은 또 다른 발견의 과정이며, 예술가로서 경험한 다양한 감정을 작업에 투영하는 것이다.
노래의 청각적 감정인 음악과 가사의 의미들을 시각화 시켜가는 과정은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이며 시청각적인 작업으로 진행된다.
청각으로 들은 음악은 뇌를 거쳐 가슴으로 이어지며 그것은 결국 손끝으로 이어지는 “조각가의 회로도” 이다.
---2025 박소영 작가노트

뜨는집 An Emerging House 2025, clear film, variable dimensions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2025, lace fabric, varnish, polyester, 65×49×58㎝

Little Pink House 2025, watercolor on plaster , 20×16×6.5㎝

Little Pink House 2025, ceramic, 15.5×21×10.5㎝

Little Pink House 2025, variable dimensions

Little pink house 2025, cubic, acrylic on object, 2.5×3×2㎝

황홀한 생각 Ecstatic Thought 2025, photograph, 180x13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