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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범진용, 이의성 <먼지 아래의 바닥은 깨끗하다>

  • 작성자 사진: 누크갤러리
    누크갤러리
  • 7시간 전
  • 4분 분량

누크갤러리는 2026년 4월 3일부터 4월 25일까지 《먼지 아래의 바닥은 깨끗하다 Beneath the Dust》 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2018년에 열렸던 제2회 스승과 제자전 《그리고 구르다》 이후 8년 만에 다시 모인 자리로, 당시 함께했던 세 작가 김지희, 범진용, 이의성이 각자의 시간 속에서 이어온 작업의 궤적을 공유하는 전시이다. 이들에게 이번 만남은 8년 전의 흐름을 잇는 연장이자, 동시에 또 다른 출발점이 된다. 전시 제목은 Lydia Davis의 짧은 산문 「Housekeeping Observation」에 등장하는 문장, “Under all this dirt the floor is really very clean.”에서 가져왔다. 시간은 우리 곁을 지나며 수많은 흔적을 남기고, 우리는 종종 그 위에 쌓여가는 것들에 시선을 빼앗긴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여전히 본래의 표면이 남아 있다. 이번 전시는 시간의 층위처럼 겹겹이 쌓인 흔적들 너머에 존재하는 상태를 바라보는 하나의 시도이다. 세 작가가 지나온 시간과 작업의 변화는 마치 먼지처럼 축적되어 서로 다른 결을 이루지만, 그 아래에는 여전히 각자의 세계를 지탱해 온 근본적인 감각과 태도가 자리하고 있다. 2018년 당시의 작품과 현재의 작업이 한 공간에서 교차하며, 그사이에 놓인 시간의 흔적과 변화의 결을 드러낸다. 관객은 이 겹쳐진 시간의 층 아래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본질을 마주하게 된다.

























전시 안내

전시 제목: 먼지 아래의 바닥은 깨끗하다 Beneath the Dust

전시 기간: 2026년 4월 3일 – 4월 25일

참여 작가: 김지희, 범진용, 이의성

전시 장소: 누크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평창34길 8-3 (03004)

관람 시간: 화-토: 11:00-18:00 공휴일: 13:00-18:00 *일, 월 휴관

전시 문의: 02-732-7241 nookgallery1@gmail.com





전시 서문

 

먼지 아래의 바닥은 깨끗하다

Beneath the Dust

 

김지희

 

우리는 일상의 표면을 통해 세계를 바라본다. 장면들은 그 위를 스쳐 지나간다. 문득 사소한 흔적 하나가 공간을 달라 보이게 한다.

 

산책의 길목마다 들풀이 뒤엉켜 자라 있다. 주변인들의 모습과 주위의 소음들, 수북하게 쌓인 잔재들이 공기 중에 몸을 스친다.

 

공간의 온습도를 머금은 김이 서린 듯한 표면에, 실루엣의 부피와 무게를 안쪽의 선으로 덜어낸다. 버려진 껍질 안쪽의 굴곡을 따라 날벌레들의 비행길이 휘어진다.

 

성에가 얹힌 버스 창밖으로 정차된 차 위에 석양이 비친다. 성에와 부딪히며 새어 나오는 빛과 그림자로 인해 공간의 색이 흩어진다.

 

이어진 것 같던 시간을 구간으로 잘라보면 많은 것이 변해 있다. 우리의 시선과 시간 감각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을 것이다. 표면은 시간을 담은 층이 된다.

 

먼지가 아무리 두껍게 쌓여 있어도 바닥은 사실 깨끗하다. 그 위로 쌓인 시간과 흔적들이 공간의 새로운 얼굴을 드러낸다.

작가 소개

 

김지희 Kim Jihee (b.1991)는 인하대학교 미술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18년 공간듬에서 개인전 《닿으면》을 개최하였으며, 단체전으로는 2025년 고양 어울림미술관 《포틀럭》, 2023년 선광미술관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기》, 2018년 누크갤러리 《그리고 구르다》 등이 있다. 제2회 뉴드로잉프로젝트를 수상하였다.

 

버스의 창문이 뿌옇다. 빛과 먼지의 색을 가진 큼직한 눈결정들이 뾰족하게 갈라져 얹혀 있다. 창밖으로 흰 차 앞부분에 석양이 유리와 보닛으로 나뉘어 붉게 걸린다. 일상의 공간을 고정되지 않은 지각으로 바라보며 우연히 시선이 닿은 장면을 그린다. 실내 사물과 외부 풍경이 이동과 반사로 변형되어 화면 안에서 색면의 구조로 재구성된다. 이미지는 중첩된 시선, 흐려진 경계와 움직임이 조율된 공간으로 드러난다. 일상을 인식하는 지각의 조건들에 관심이 있다. 이러한 조건들은 작고 사소한 순간에 나타나 풍경에 변화를 일으킨다. 그때 포착된 것들을 그림에 담는다. ---김지희 작가노트


김지희, 균형잡기, 2018, gouache on paper, 53×39cm



김지희, 비가 내린다, 2018, gouache on paper, 53×39cm



김지희, 성에, 2026, oil on canvas, 73×91cm



김지희, 경춘선, 2023, oil on canvas, 65×91cm



김지희, 셔츠, 2025, oil on canvas, 73×91cm




범진용 Beom jinyong (b.1977)

 

범진용은 인하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였다. 2024년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 개인전 《걷는 식물》을 개최하였으며, 그룹전시는, 2024년 대구예술발전소《충돌의 몽타주》, 인천아트플랫폼 《내게 다정한 사람》, 2023년 청주시립미술관 《방향감각》, 2018년 누크 갤러리 《그리고 구르다》등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서울시립 난지스튜디오에 참여하며 작업을 확장해왔으며, 현재 양주시립미술관777 레지던시에 입주해있다. 9회 서울디지털대학교 미술대상을 수상하였고, 제38회 중앙미술대전에 선정되었다.

 

작업을 처음 시작한 지역은 인천이다. 인천 지역은 수십 년 동안 개간사업과 도시계획으로 본래의 생태계가 사라진 곳이 많은 지역이다. 그런 곳들을 되풀이해 산책하다 보니 방치되고 버려져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장소에서 자라나는 이름 모를 풀들의 생명력을 그려왔다. 풀들은 실제로 웅장하거나 아름답거나 특별하지 않다. 찢겨졌고 밟혀있으며 그들끼리 엉켜서 시들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절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자라난다. 누가 원하지도 않았고 누굴 원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그 자리에 서서 무심하게 생명력들은 불타오르고 흩날린다.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눈여겨보지 않는다면 어디서도 볼 수가 없다. 그 풍경들을 캔버스에 증폭시켜 만져질 듯 생생하게 부각시켰다.

인물작업은 평범한 주변인들이다. 놀랄만한 사건도 거대한 서사도 존재하지 않는다. 겹겹이 쌓인 일상 중 한 장면일 뿐이다. 그들은 여전히 물리적으로 존재하지만 그 찰나 속에 인물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돌아 올 수 없고 다시 볼 수 없는 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기억하는 것이다.

풍경과 인물 작업은 완성에 가까워질수록 붓질, 색, 면, 선은 유동적으로 변하고, 그 과정에서 그림은 스스로의 질서를 만들어 나간다. 하지만 모든 작업이 동일한 방식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어떤 그림은 재현에 가까운 상태로 남고, 어떤 그림은 재현을 벗어난 흐름선에서 끝난다. 이처럼 작업의 결과 또한 유동적이며, 각각의 그림은 스스로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완성된다. ----범진용 작가노트



범진용, 인물 A figure, 2026, oil on canvas, 34.8x27.3cm



범진용, 인물 A figure, 2026, oil on canvas, 34.8x27.3cm


범진용, 요한음복 A figure, 2025, oil on canvas, 91x65cm



범진용, 완벽한 이웃 perfect circle, 2025, oil on canvas, 240x330cm



범진용, 풍경 landscape, 2023, oil on canvas, 33.4 x 24.2cm



이의성 Lee Uesung (b.1982)

이의성은 인하대학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글래스고 예술학교(The Glasgow School of Art)에서 순수미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챕터투(2023),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2019), 인사미술공간(2017)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핌서울(2025), 위상공간(2022), 챕터투(2022), 갤러리바톤(2022), 쇼앤텔(2021), 전북도립미술관(2020), 우민아트센터(2019), 송은아트스페이스(2018) 등에서 열린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제18회 송은미술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예술 노동에 투입되는 시간과 물질, 그리고 결과물로서 지니는 작품의 가치 환산 및 전환 과정을 따라가며, 그 미적 세계가 형성되는 구조와 관계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도록 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들어간 것과 나온 것, 처음과 나중의 차를 덜어내며 환산되지 않은 가치를 포집하고, 유실된 에너지와 시간이 존재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창문에 맺힌 물방울과 전시장에 버려진 뽁뽁이, 사물의 껍질이 된 먼지처럼 공간과 사물의 표면 위에 머물다가 사라지는 것들 — 한때 사물의 일부였으나 배경이 되어버린 객체를 정교한 재현성을 띤 사물 조각으로 재물질화한다. 이러한 사물은 구조적 세계와 작가로서의 개인적 삶을 가로지르며, 두세계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탈락과 은폐를 가시화하고, 나아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에너지와 움직임을 표면화한다.----이의성 작가노트



이의성, Aftertaste Bell, 2026, ceramics, brass, steel, 85×40×13cm


이의성, 노동현장조사, 2017, jesmonite, steel, hammer, plaster, pigment, wood, dimension variable


이의성, 털 날리는 계절_Cashmere goat, 2026, spray on mirror, aluminum, wood, 64x52x4cm


이의성, 생식드로잉_Cashmere goat, 2026, graphite on paper, aluminum, wood, 120×62.2×2.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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