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그 안에는 경계가 없다 Boundless>
- 누크갤러리
- 3시간 전
- 4분 분량
누크갤러리는 2026년 5월 1일부터 5월 30일까지 김미영 개인전 <그 안에는 경계가 없다 Boundless>를 개최한다. 김미영의 회화는 사물의 재현을 넘어, 그것이 지닌 ‘운동성’을 포착하면서 출발한다.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붓질을 통해 맛의 부드러움이나 공기의 신선함과 같은 비물질적 감각들이 화면 위에 감각적으로 구현되는 김미영의 작업은 이번 전시에서 회화와 설치를 가로지르며 하나의 장면에 머무르지 않고, 그 너머의 공간을 열어두는 확장의 감각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

전시 안내
전시 제목: 그 안에는 경계가 없다 Boundless
전시 기간: 2026년 5월 1일 – 5월 30일
참여 작가: 김미영
전시 장소: 누크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평창34길 8-3 (03004)
관람 시간: 화-토: 11:00-18:00 공휴일: 13:00-18:00 *일, 월 휴관
전시 문의: 02-732-7241 nookgallery1@gmail.com
전시서문
그 안에는 경계가 없다
Boundless
조정란 Director, nook gallery
김미영의 회화는 사물의 재현을 넘어, 그것이 지닌 ‘운동성’을 포착하면서 출발한다. 고정된 실체가 아닌, 흐르고 스치며 사라지는 순간의 속도와 밀도가 정서의 흔적이 되어 화면에 남는다. 이때 회화는 ‘무엇을 그리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어떻게 그려지는가’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탐구로 전환된다. 작가는 마르지 않은 물감 위에 또 다른 물감을 겹쳐 올리며, 순간적인 감각의 우연성을 화면에 축적해 왔다. 물감이 스며들고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찰나의 운동성과 맞닿아 있으며, 보는 행위는 곧 만지는 감각으로 확장된다. 이 지점에서 회화는 시각을 넘어 신체적 경험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김미영은 원형의 형태를 통해 구르는 운동과 응집, 그리고 확장의 이미지를 탐구한다. 이는 ‘스노우볼 효과’처럼 미세한 움직임이 점차 증폭되며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는 시간성을 내포한다. 초기에 시작된 작은 형상은 반복과 변형을 거치며 확장되고, 그 과정 자체가 작업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원형은 더 이상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감각과 시간, 에너지가 쌓이는 구조로 진화한다. 작가는 이를 개념적으로 발전시키며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해 나간다. 그의 작업은 시각에서 촉각으로, 평면에서 공간으로, 하나의 순간에 머무르지 않고 축적된 시간으로 끊임없이 나아간다.
최근 작가는 캔버스를 오려내며 회화의 평면성을 해체한다. 잘려 나간 여백은 결핍이 아닌, 경계가 소멸한 개방적 공간으로 기능한다. 전시장 천장에 설치된 격자무늬로 오려낸 캔버스 천은 시선을 위로 끌어올리고, 2년여에 걸쳐 구축된 한옥 문을 이용한 구조물은 시선을 수평과 수직으로 유도한다. 아크릴 조각을 하나하나 덧붙여 완성한 문은 단순한 오브제를 넘어, ‘보이는 방식’을 재구성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하나는 지하로 진입하는 듯한 밀도 높은 문으로, 다른 하나는 벽을 관통하며 내부를 암시하는 얇은 형식으로 변주되어 관람자의 경험을 단일한 방향에서 벗어나 다층적으로 전환 시킨다. 여기서 ‘문’은 경계를 나누는 요소가 아니라, 안과 밖의 에너지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기능하며, 이러한 인식은 회화가 공간으로 확장되는 계기를 형성한다. 작가는 화면 내부에 머물지 않고, 구조와 프레임, 나아가 실제 공간의 흐름까지 작업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김미영의 작업은 회화와 공간, 내부와 외부, 앞과 뒤의 구분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 안에는 경계가 없다’는 인식처럼, 그의 작업은 물리적 구획을 넘어 감각적으로 열리는 공간을 지향한다. 작가는 ‘좋은 그림’이란 하나의 장면에 머무르지 않고, 그 너머의 공간을 열어두는 것이라 말한다. 회화와 설치를 가로지르는 이번 전시는 그 확장의 감각을 경험하게 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작가 소개
김미영(b. 1984)은 다양한 재료와 서구적 기법을 활용하면서도, 동양 회화의 주요 이론인 '기운생동(氣韻生動)’의 철학에 깊이 뿌리를 둔 추상회화 작가이다. 작가는 일상적인 경험을 비롯해 시각, 청각, 미각, 촉각 등의 감각을 공감각적인 시각언어로 전환하여 표현한다.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붓질을 통해 맛의 부드러움이나 공기의 신선함과 같은 비물질적 감각들이 화면 위에 감각적으로 구현된다. 김미영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및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였고, 영국 왕립예술대학(RCA)에서 회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화익갤러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 로스앤젤레스 헬렌제이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런던 로열아카데미(Royal Academy), 하이트컬렉션, 일민미술관, 학고재갤러리, 디스위켄드룸 등에서 그룹전을 가졌으며, 프랑스 시테 인터내셔널 데 자르(Cité Internationale des Arts) 레지던시에 'RCA Paris Studio Award' 수상자로 참여하였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구미술관, 싱가포르 더워크프로젝트, 호반건설, 소노인터내셔널(대명리조트), 하나은행, 조선팰리스 등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작가노트
그 안에는 경계가 없다
김미영
닫힌 문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그 내밀한 공간의 이면을 상상하곤 한다. 때로는 낡고 초라한 외관의 문 너머에서 형용할 수 없이 찬란한 풍경을 마주하기도 했고, 반대로 웅장하게 세워진 문을 열었을 때 공허하게 비어 있는 폐허를 목격한 경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문들의 공통점은 누군가의 출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안팎의 에너지가 교차한다는 사실이다. 나에게 이 교차점은 곧 생동감의 근원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경험적 사유는 회화적 언어로 이를 해석하고자 하는 창작의 욕구로 이어진다. 현실 세계에서 ‘공간’이라는 개념은 물리적 대가를 요구하지만, 회화의 세계 안에서는 깊이와 얕음의 정도를 나름의 해석을 통해 ‘경계 없이’ 자유롭게 변주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오랫동안 캔버스의 스케일을 다른 차원으로 진입하는 창문이나 게이트(Gate)로 상정하고 작업을 지속해 왔다. 작품이 특정 공간에 설치되었을 때, 관객이 그 안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을 구현하는 것이 나의 지향점이다.
내가 사용하는 회화 언어는 추상에 기반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재현 없이 물성과 붓질, 색채만으로 어떻게 공간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해 왔다. 붓질의 중첩, 쌓아 올린 물감의 층위, 그리고 이를 다시 긁어내는 행위 등을 통해 오직 회화만이 성취할 수 있는 공간의 형성(Formation)과 해체(Deconstruction), 그리고 전복의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탐색이었다. 공간과 회화적 언어의 관계를 고찰하던 어느 날, 나는 캔버스의 정면을 파사드(Facade) — 건축적 의미에서 입구가 위치한 건물의 주된 면 —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어떤 의미에서 회화는 다양한 예술 영역 중 현실과의 간극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설치나 조각처럼 물리적인 공간 점유력과 무관하게 오직 환영(Illusion)을 통해 무언가를 발현할 수 있다는 점은 나에게 늘 창작의 유희를 선사했다.
하지만 최근 나는 회화적 공간 표현을 더욱 다층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환영의 단계를 넘어 물질과 물체에 대한 직접적인 실험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실험적 시도의 첫 단계로 캔버스의 천을 가위와 칼로 잘라내거나 앞뒷면의 경계 없이 양면으로 감상할 수 있는 회화 구조를 창작하게 되었다. 이러한 물리적 개입은 평면이라는 회화의 제약을 허물고 공간에 대한 새로운 지각을 가능케 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나는 공간에 대한 이러한 실험적인 사유를 동양화의 전통적 미학인 '기운생동(氣韻生動)'의 개념과 결합하고자 한다. 물리적 해체와 회화적 움직임이 공존하는 이 지점에서, 생동하는 공간의 에너지를 새롭게 선보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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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생동(氣韻生동)은 단순히 대상을 똑같이 그리는 것을 넘어, 그 안에 흐르는 살아있는 에너지와 생명력을 구현하는 것을 뜻한다.
작품 이미지

Folding Wind, 2024, oil and ink on linen, hand-cut, stainless framed, 53.3x38.2cm

Inside the Shell, 2026, oil on canvas, 72.7x60.6 cm

How Far Can It Grow, 2026, oil on canvas, 53.3x45.5cm

Rolling, 2025, oil on canvas, 90.3x90.3cm

Rolling, 2026, oil on canvas, 40x30cm

Growth, 2026, oil on canvas, 53x41cm

Boundless, 2025, acrylic on canvas, hand-cut, 30.3x38.9cm

Flatflow, 2025, acrylic and oil on canvas, hand-cut, 72.7x60.6cm

Front on Front on Front, 2025, collected fabrics, hand-cut, 32.3x23.6cm

Compressed Color, 2026, oil on canvas, 50x125.6cm

